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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융이라는 사람의 자는 준충이라고 하며 낭야군 기현 사람이었다.

어릴 때부터 뛰어나게 총명하고 풍채가 몹시 훌륭한 사람이었다.

또한 눈빛이 예리해서 태양을 똑바로 바라보고도 찡그리는 일이 없을 정도였다.

배해라는 사람이 왕융을 만나고 나서 그를 가리켜 이렇게 평가했다.

"왕융의 눈빛은 찬란히 빛나는 것이 마치 바위 아래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번개와 같도다."

당시의 이름난 인물이고 유명한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완적은 예전부터 왕융의 아버지인 왕혼과 친한 벗이었다.

왕융은 열다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서 수도로 가서 천자의 비서 기관인 낭관의 관사에서 살게 되었다.

왕융은 완적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지만,

완적은 왕융과 허물없이 사귀었다.

그리고 완적은 왕혼을 방문할 때마다 왕융의 방에 들려서 잠시 이야기를 하고 나오곤 했다.

한 번은 왕혼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 아들 준충은 대단히 뛰어나니 우러러 볼만한 사람이네.

실례되는 말이지만 자네 정도와 비교될 사람이 아닐세. 자네와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왕융과 대화하는 편이 낫네."


과연 왕융은 성장한 뒤 여러 벼슬을 두루 거쳐 사도라고 하는 교육을 담당하는 최고의 벼슬자리에까지 올랐다.